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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의 못마침표] 무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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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5-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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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의 못마침표] 무연고 [남형도의 못마침표] 무연고 사망자 위한 ‘공영장례’… “사후자기결정권 인정해야”▲ 국화. 사진=gettyimagesbank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들었다. 고인의 영정사진은 텅 비어 있었다. 두 손으로 정중하게 제대 위에 두었다. 이제 이승을 떠날 시간. 고된 생은 잊고 좋았던 기억만 품고 가라고, 끝인사를 나누었다. 1948년생 박아무개씨, 1959년생 이아무개씨, 1966년생 송아무개씨. 명패에 적힌 이름은 빠짐없이 처음 보는 거였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숨졌다. 모두 연고가 없는 사망자들이었다. 보통 가족과 관계가 끊겼거나, 가족이 있어도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이들을 위한 '무연고 공영장례'를 치러주었다. 헤어짐을 슬퍼해 울어주진 못해도, 비싼 관에 들어가진 못해도. 마지막만큼은 수의 하나쯤 깨끗한 걸로 입고, 이 세상 함께 숨 쉬었단 인연 하나로 추모하며, 그리 떠나길 바랐을 거였다. 2023년까지 1218명이 존엄하게 떠났다. 뜨끈한 뭇국에 숟갈을 옆에 두고. 고갤 숙이고 마지막 한 끼 식사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무릎을 꿇고 술 한 잔을 따랐다. 채워진 술잔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세 바퀴 돌렸다. 이제 조사(弔辭)를 읽을 차례. 사는 내내 불리었을, 성함을 한 명씩 마지막으로 부르며 천천히 읽었다. "잊을 수 없을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배웅하며 진심으로 떠나보냅니다. 그런 당신을 그리워하며 기억하며… 이 세상 미련일랑 다 접어두고 잘 가시라,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으며 빌고 또 빌어봅니다." 추모가 끝난 뒤 고인의 관이 화장장에 들어갔다. 1시간20분 만에 한 줌 가루가 되어 나왔다. 뜨끈한 유골을 유택동산에 뿌린 뒤, 이름 석 자가 적힌 위패 종이에 불을 붙였다. 이젠 정말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화르륵, 짧은 순간 이름이 사라지는 동안 깊이 애도하며 바랐다. 그게 어디든 부디 좋은 곳으로 향하였으면 좋겠다고, 짧은 삶 고생 많았다고. 무연고자 장례는, 내게는 닥치지 않을 먼 이야기인가. 김민석 나눔과나눔 사무국장은 이렇게 바라봤으면 싶다고 했다. "특히 지금 청년층 같은 경우엔 자신의 일이란 감각을 좀 가지면 좋을 것 [남형도의 못마침표] 무연고 사망자 위한 ‘공영장례’… “사후자기결정권 인정해야”▲ 국화. 사진=gettyimagesbank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들었다. 고인의 영정사진은 텅 비어 있었다. 두 손으로 정중하게 제대 위에 두었다. 이제 이승을 떠날 시간. 고된 생은 잊고 좋았던 기억만 품고 가라고, 끝인사를 나누었다. 1948년생 박아무개씨, 1959년생 이아무개씨, 1966년생 송아무개씨. 명패에 적힌 이름은 빠짐없이 처음 보는 거였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숨졌다. 모두 연고가 없는 사망자들이었다. 보통 가족과 관계가 끊겼거나, 가족이 있어도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이들을 위한 '무연고 공영장례'를 치러주었다. 헤어짐을 슬퍼해 울어주진 못해도, 비싼 관에 들어가진 못해도. 마지막만큼은 수의 하나쯤 깨끗한 걸로 입고, 이 세상 함께 숨 쉬었단 인연 하나로 추모하며, 그리 떠나길 바랐을 거였다. 2023년까지 1218명이 존엄하게 떠났다. 뜨끈한 뭇국에 숟갈을 옆에 두고. 고갤 숙이고 마지막 한 끼 식사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무릎을 꿇고 술 한 잔을 따랐다. 채워진 술잔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세 바퀴 돌렸다. 이제 조사(弔辭)를 읽을 차례. 사는 내내 불리었을, 성함을 한 명씩 마지막으로 부르며 천천히 읽었다. "잊을 수 없을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배웅하며 진심으로 떠나보냅니다. 그런 당신을 그리워하며 기억하며… 이 세상 미련일랑 다 접어두고 잘 가시라,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으며 빌고 또 빌어봅니다." 추모가 끝난 뒤 고인의 관이 화장장에 들어갔다. 1시간20분 만에 한 줌 가루가 되어 나왔다. 뜨끈한 유골을 유택동산에 뿌린 뒤, 이름 석 자가 적힌 위패 종이에 불을 붙였다. 이젠 정말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화르륵, 짧은 순간 이름이 사라지는 동안 깊이 애도하며 바랐다. 그게 어디든 부디 좋은 곳으로 향하였으면 좋겠다고, 짧은 삶 고생 많았다고. 무연고자 장례는, 내게는 닥치지 않을 먼 이야기인가. 김민석 나눔과나눔 사무국장은 이렇게 바라봤으면 싶다고 했다. "특히 지금 청년층 같은 경우엔 자신의 일이란 감각을 좀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시혜나 동정이 아니라요. 저도 결혼을 안 했고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는데요. 제 장례를 치를 유일한 가족은 동생뿐이거든요. 동생이 먼저 사망한다면 전 그대로 무연고 사망자가 되는 거지요." 그래야 제도가 바뀔 [남형도의 못마침표] 무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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