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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재테크증권DB[|@-텔레그램 MBE24ㄱ◀$◀최신로또디비원단[- [윤한샘의 맥주실록] 피지 않은 봄을 달래는 복비어▲ 파울라너 살바토르 도펠복비어ⓒ 윤한샘이제야 노란 봉우리가 살짝 보인다. 단지 앞 개나리는 봄을 알리는 신호였다. 3월 중순까지 소식이 없어 언제 피려나 기다리던 중이었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목련도 조금씩 부풀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개나리, 목련, 철쭉, 벚꽃이 한 번에 보여 지구가 망하나 걱정했었는데, 올해는 모두 늦는다.매장이 있는 정동 길도 적막하다. 여기저기 초록색이 보여야 하는데 앙상한 가지만 보인다. 그나마 캐나다 대사관 앞에 있는 500살 먹은 회화나무가 봉오리를 터뜨렸다. 어르신도 저렇게 부지런한데 젊은 나무들이 게으르다. 그들 탓은 아니다. 날씨가 추웠다. 3월 영하 날씨에 눈도 제법 많이 내렸다.날씨가 따뜻해져야 맥주도 당기는 법인데, 스산하니 손이 안 간다. 그간 지구가 너무 더워졌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5월이 돼서야 반팔을 입었다. 반 세기 전 일이다. 수십 년 동안 4월 벚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올해 3월이 더 추웠던 것 같다.찬 공기에 옷깃을 여민 채 정동 길을 걷다 문득 맥주 하나가 떠올랐다. 복비어(bockbier). 독일에서는 이렇게 일교차가 심할 때 복비어를 마신다. 물론 독일도 기후온난화 때문에 옛날이야기가 됐지만.그래, 복비어가 있었지. 오래전부터 이맘때 종종 마시곤 했지만 지금처럼 생각나지는 않았다. 몸도 춥지만 마음도 춥다. 대한민국에 아직 봄이 오지 않았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불쑥 화가 나고 잠도 잘 들지 않아 뒤척이는 나에게 복비어는 신경안정제가 될 듯했다.복비어를 마셔보자. 복(bock)은 독일어로 '강하다'라는 뜻이다. 보통 6% 이상 알코올이 들어있는 독일 맥주에서 볼 수 있다. 마침 냉장고에 독일에서 작년에 사 온 복비어가 있었다. 파울라너 살바토르, 도펠복(doppelbock)의 원조 맥주다. 도펠복은 7~9% 알코올 도수를 가진 라거 맥주를 뜻한다. 색은 진한 갈색부터 고동색까지 어두운 편이다.잔을 찾아보니 전용잔도 있다. 긴 다리에 볼록한 몸이 성배처럼 생겼다. 라벨에는 영주에게 파울라너 도펠복을 권하는 수도사가 보인다. 표정이 음흉하다. 영주를 취하게 만들어 속마음을 털어놓게 하려는 심산이다. 이 맥주를 거부할 영주는 없었을 것이다.